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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펜하이머 출연진 줄거리 영화 정보 아카데미상

by 양지랜드 2024. 4.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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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펜하이머 공식포스터

1. 영화오펜하이머 정보 출연진 줄거리 

ㅇ개봉: 2023.08.15

ㅇ장르: 스릴러, 드라마, 시대극

ㅇ감독 : 크리스토퍼 놀런

ㅇ원작: 카이 버드, 마틴 J. 셔윈 - 아메리칸 프로메테우스

            「 American Prometheus: The Triumph and Tragedy of J. Robert Oppenheimer」

ㅇ출연: 킬리언 머피(오펜하이머), 에밀리 블런트(키티), 멧 데이먼(레슬리 그로브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루이스 스트로스), 플로렌스 퓨(진 태트록) 

ㅇ러닝타임: 180분

ㅇ수상 : 제96회 아카데미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남우조연상, 촬영상, 편집상, 음악상

ㅇOTT:  넷플릭스

ㅇ기본 정보와 줄거리

   영화 오펜하이머는 세 개의 시간대로 진행됩니다.

    1) 오펜하이머(킬리언 머피)의 젊은 시절부터 원자폭탄 연구와 투하로 이어지는 기본 시간대 

    2) 1954년 원자력 협회에서 열린 오펜하이머의 청문회

    3) 1959년에 루이스 스트로스 제독의 인사청문회

  각 시간대는 누구의 관점인지에 따라 컬러, 빛바랜 컬러, 그리고 흑백 등으로 색감 차이도 있습니다. 여러 시간대와 관점이 왔다 갔다 진행되기 때문에, 영화 감상 전 구성에 대해 미리 숙지하기를 추천합니다. 저도 넷플릭스를 통해 무심코 보다가 도저히 이해가 안 되어 중간에 끊고 정보를 찾아본 후 이어서 감상했습니다. 

 

  영화는 빗방울이 바닥에 떨어지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는 학창 시절의 오펜하이머의 모습으로 시작합니다. 이어서 슬로모션으로 핵폭발 장면이 보이고, 그리스 신화 속 프레메테우스 이야기가 자막에 등장합니다. 프로메테우스는 신들의 불을 훔쳐 인간에게 준 인물입니다. 이 일로 벌을 받아 평생을 고통에 시달리게 됩니다. 오펜하이머와 프로메테우스가 어떤 공통점이라도 있는 것일까요?

 

  첫 번째 시간대는 컬러로 표현되며, 오펜하이머의 학창 시절부터 원자폭탄 투하 전까지입니다. 케임브리지  대학원 유학 시절 실험물리학에 적응하느라 고생하던 22살의 오펜하이머는 지도교수를 독살하려고 합니다. 그의 지도교수 패트릭 블래킷은 오펜하이머의 실력을 비하하곤 했습니다. 둘의 불화는 나날이 심해지고 있었습니다. 다행히 닐스 보어의 권유로 괴팅겐 대학교로 학적을 옮긴 오펜하이머는 이론물리학과 양자역학을 접하고 이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냅니다. 미국 칼텍과 UC버클리로 돌아온 오펜하이머는 실험물리학자인 어니스트 로런스와 협업하게 됩니다. 공산당 모임에서 연인 진(플로렌스 퓨)을 만나 사랑을 하기도 했으며, 이후 유부녀였던 키티(에밀리 블런트)를 만나 결혼을 합니다. 공산당에 가입하지는 않지만 공산주의자들과 연을 맺어왔던 오펜하이머는 이곳에서 좌익 성향인 버클리대학 교수인 하콘 슈발리에와 절친한 친구가 됩니다. 

  한편 독일에서는 핵분열 현상이 발견되고, 1년 뒤 독일이 폴란드를 침공하여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합니다. 미 육군 대령 레슬리 그로브스(멧 데이먼)는 오펜하이머를 맨해튼 계획을 총책임자로 임명합니다. 오펜하이머는 평소 자신이 좋아했던 뉴멕시코주의 로스앨러모스에 연구소를 설립하고 애드워드 텔러, 한스 베테, 리처드 파인만, 엔리코 페르미 등 당대 물리학계의 훌륭한 과학자를 영입하고 가족들도 불러와서 살게 합니다. 2년의 시간이 지나고, 원자폭탄이 완성되기 전에 독일이 항복을 합니다. 하지만 일본의 저항이 계속되고 있었기에 맨해튼 계획은 지속되었습니다. 결국 포츠담 선언 직전, 최초의 핵 실험인 트리니티 실험을 수행하게 됩니다. 이 장면이 영화의 클라이맥스이며 오펜하이머의 인생도 이때가 정점입니다. 연구가 성공적으로 끝나자 원자탄에 대한 모든 결정은 오펜하이머의 손을 떠나게 됩니다. 오펜하이머는 히로시마· 나가사키 원자폭탄 투하 사실을 투하 16시간 뒤 라디오를 통해 듣습니다. 오펜하이머는 이후 죄책감에 시달리며 트루먼 대통령과의 만남에서도 불안과 불편한 감정을 내비칩니다. 결국 오펜하이머는 원자탄에 대한 모든 실권을 빼앗깁니다. 

 

  두 번째 시간대는 역시 컬러로 연출되며, 1954년 오펜하이머 비공개 청문회입니다. 이 시점에서 오펜하이머는 핵 확산 방지를 위해서 수소폭탄 개발에 반대합니다. 이 일을 계기로 맨해튼 계획을 함께 했던 에드워드 텔러와 사이가 멀어집니다. 오펜하이머의 이런 변화는 미 공산당 인물들과 교류한 과거와 맞물려서 정부의 의심을 사게 됩니다. 한편 원자력 위원회의 루이스 스트로스는 과거에 망신을 당한 일로 오펜하이머에게 앙심을 품고 있습니다. 그는 오펜하이머의 과거 이력을 이용해 누명을 씌워 사회적·학문적으로 생매장시키려는 시도를 합니다. 오펜하이머의 아내 키티는 스트로스의 전략을 파악하고 오펜하이머에게 맞서라고 요구하지만 오펜하이머는 자신의 불리한 상황을 받아들이기로 합니다. 이 청문회에서 에드워드 텔러는 거짓 증언을 하며 오펜하이머를 배신합니다. 키티와 그로브스를 포함해 그간 오펜하이머와 함께 했던 사람들도 매카시즘에 겁을 먹고 불리한 증언을 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결국 스트로스의 전략대로 오펜하이머는 미 원자력위원회(AEC) 보안 인가 갱신을 받지 못합니다. 이는 오펜하이어의 정치적 사회적인 퇴출을 의미하는 바이기도 합니다. 

 

  세 번째 시간대는 1959년 루이스 스트로스의 장관 임명 공개 청문회입니다. 흑백으로 묘사됩니다. 스트로스는 이 청문회에서 자신이 저지른 오펜하이머에 대한 치졸한 배신과 복수의 벌을 정통으로 맞습니다. 공개적으로 모멸을 당한 스트로스는 결국 청문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낙마합니다.  그는 오펜하이머와 아인슈타인을 비난하며 자신의 낙마를 그들의 탓으로 돌리지만 사람들은 진실을 알고 있었습니다. 

  오펜하이머가 느낀 참담한 심정과 자괴감이 얼마나 큰지 보여주며 영화는 끝이 납니다. 2차 대전 직후, 자신이 세상을 멸망시킬 수도 있는 거대한 연쇄반응을 만들어냈다는 죄책감을 떨쳐버리지 못한 것입니다. AEC 연구소 앞에서 수없이 많은 핵무기가 온 세상을 덮는 환영을 보면서 오펜하이머는 먼 눈을 질끈 감습니다. 

 

2.  오펜하이머의 실제 생애 

  영화는 오펜하이머의 생애 중 맨해튼 계획, 즉 원자폭탄 연구와 관계있는 부분만을 극대화하여 보여줍니다. 그의 실제 삶은 어떠하였을까요? 분명한 것은 그가 천재 과학자이며 세상에 영향을 미치는 '과학 셀럽' 중 한 사람이었다는 점입니다. 

  오펜하이머는 1940년 뉴욕의 부유한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났습니다. 아버지는 양복지 안감 수입상으로 자리를 잡았으며 어머니는 화가였습니다. 학창 시절 동안 그는 광물 표본 수집, 물리학, 화학 그리고 문학에 두루 관심을 가진 소년이었습니다. 성적으로는 항상 1등이지만 다른 아이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성격 때문에 부모님이 걱정을 했다고 합니다. 친구들 사이에서 '넋 빠진 놈'이라는 별명으로 불리었다고 하니 청소년기는 그리 밝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우수한 성적으로 하버드 대학교 화학과에 입학하고 졸업도 최우등으로 합니다. 그 후 영국과 독일 등으로 유학하게 되는데 이때부터 영화 속 오펜하이머가 그려지는 지점입니다.

  저는 오펜하이머의 여러 모습 중 연구하고 공부하는 학자로서의 모습에 매력을 느꼈습니다. 그가 유학 후 버클리와 칼텍으로 부임하여 교단에 처음 섰을 때는 그리 평판이 좋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학생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었다고 합니다. 그는 교육적 배려가 풍부하고 새로움에 대한 영감이 가득 차 있었던 학자이자 교수였습니다. 학생들이 그의 수업을 원하는 학생이 워낙 많아서, 학생들의 반복수강을 저지하기 위해 골머리를 썩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한 대학원생이 던진 질문에 답을 하느라 한밤중까지 강의를 끝내지 않았다는 에피소드도 있습니다. 오펜하이머는 180cm가 넘는 키에 평생 체중이 59kg를 넘지 않았다고 하며, 체형에서 나오는 묘한 분위기와 휘적거리는 걸음걸이가 교내에서 유행한 적도 있다고 합니다. 명석한 두뇌와 학문에 대한 열정, 가르침에 대한 열의 그리고 개성 넘치는 외형까지 인기 있는 교수님의 모든 것을 갖춘 듯합니다. 이런 교수님, 저도 학창 시절에 만났다면 무조건 좋아했을 겁니다. 

  오펜하이머는 고전을 원문으로 읽기 위해 많은 언어들을 공부했다고 합니다. 닮고 싶은 부분입니다. 단테의 「신곡」을 원문으로 읽기 위해 이태리어를 공부하고, 인도의 철학서적을 읽기 위해 산스크리트어를 배웠다고 합니다. 희랍어는 이미 고등학교 시절에 마스터하여  「호메로스」 「플라톤」을 원문으로 읽었다고 하니, 진정한 뇌섹남입니다. 얼마 전에 데이비드 소로의 「월든」을 읽으며 굉장히 감명을 받은 부분이 있는데 오펜하이머의 모습과 겹쳐져 함께 기록하고 싶습니다.

   옛 고전을 원어 그대로 읽는 것을 배우지 않은 사람들은 인류 역사에 대한 지식이 불충분할 수밖에 없으리라. 
왜냐하면 어느 고전도 현대어로 번역된 일이 없으니 말이다. 물론 우리 문명 자체가 고전의 번역이라고 생각한다면 문제는 조금 다르겠지만, 호메로스는 아직 영어로 인쇄된 일이 없으며 그것은 아이스킬로스나 베르길리우스도 마찬가지다. 

 

또한 오펜하이머는 사망 1년 전 프리스턴 대학교로부터 명예박사 학위를 받았는데,  학위기에 《물리학자로서 뱃사람이고 철학자, 미술가이며 언어학자이고 요리인이며 좋은 와인과 시 애호가》라고 쓰여 있었다고 합니다. 여러 분야에서 취미 수준을 넘어서는 재능을 갖추었으며, 아름다움에 대한 높은 식견을 가진 인물이 분명합니다. 물리학, 낚시, 철학, 미술, 문학, 요리, 와인 모두 제가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라서 관심이 갑니다. 참, 그의 자택에는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반고흐의 그림 석장, 피카소 그림 한 장, 르누아르 그림 한 장이 걸려있었다고 합니다. 그의 문화적 수준이 어땠는지 바로 느껴집니다. 

3. 과학과 우리의 삶 

   요즘 유시민 작가의 「문과남자의 과학공부」를 읽고 있습니다. 이 책은 '문과적 사고'에 명민함을 더해줄 수 있는 '이과적 지식'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오펜하이머만큼이나 재능이 뛰어난 유시민 작가는 어려운 이야기를 쉽게 전하는 재주가 있습니다. 덕분에 어려운 내용은 적당히 넘어가고 재미있는 부분은 메모를 해가면서 즐겁게 읽고 있습니다.  이 책과 영화 오펜하이머를 같은 시기에 보게 된 것이 참 신기합니다. 의도하고 책과 영화를 고른 것이 아닌데, 책과 영화에서 동일 사건을 발견하고 다른 해석을 보는 경험은 지적 감동을 줍니다. 책 첫 장에서 저자는 리처드 파인만의 구술 자서전 「파인만」을 소개합니다. 파인만은 오펜하이머와 함께 맨해튼 계획에 참여한 인물입니다. 파인만은 오펜하이머·아인슈타인과 동시대를 살았던, 그들 만큼이나 인기가 있었던 '과학 셀럽'입니다. 이 책과 영화를 보기 전에는 파인만도 오펜하이머도 잘 알지 못했는데 이번 기회에 두 명 모두를 알게 되었습니다. 아마 「파인만」과  「아메리칸 프로메테우스」를 읽고 나면 더욱 깊이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꼭 읽어봐야겠다고 다시 한번 결심합니다.  

  주제를 바꾸어, 원자폭탄에 대해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오펜하이머의 연구 끝에 세상에 나왔지만, 결국 오펜하이머의 손을 떠나 그에게 죄책감을 안겨준 원자폭탄. 세계사에 큰 획을 그은 발명품입니다. 이 원자폭탄에 의해 일본은 항복을 합니다. 세계사의 중요한 장면이며, 우리나라 역사에도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영화 오펜하이머는 일본에서 바로 개봉하지 못했습니다. 많은 설전 끝에 해를 넘겨 개봉을 했다고 합니다. 

 

끝으로 영화를 보면서 인상 깊었던 오펜하이머와 그로브스의 대화를 짧게 남겨봅니다. 

 

레슬리 그로브스 : Why don't you have a Nobel Prize?    왜 노벨상이 없죠?

오펜하이머 : Why aren't you a general?    왜 당신은 별이 없죠?
레슬리 그로브스 They're making me one for this.    이걸로 하나 달 겁니다. 
오펜하이머:  Perhaps I'll have the same luck.    아마 저도 같은 행운을 얻겠네요. 
레슬리 그로브스: The Nobel Prize for making a bomb?    폭탄으로 노벨상을? 
오펜하이머: Alfred Nobel invented dynamite.    알프레도 노벨은 다이너마이트를 발명했습니다. 

 

참, 파인만은 노벨상을 수상했는데 오펜하이머는 결국 노벨상을 수상하지 못했습니다.

프로메테우스처럼 신들로부터 벌을 받은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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