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라라랜드 영화 주요 정보 및 줄거리
ㅇ 개봉 : 2016.12.07 / 재개봉 2017.12.08, 2020.03.25 , 2020.12.31
ㅇ 장르 : 뮤지컬, 로맨틱코미디, 드라마
ㅇ 감독 : 데이미언 셔젤
ㅇ 출연 : 라이언 고슬링, 엠마 왓슨
ㅇ 러닝타임 : 127분
ㅇ 줄거리
LA의 꽉 막힌 도로 위, 갑자기 사람들이 차 밖으로 나와 노래를 부르며 춤을 춥니다. 노래가 끝나자 사람들이 차 안으로 들어가고 도로의 정체도 풀리기 시작합니다. 여주인공 '미아 돌런'(엠마 스톤)은 대본을 보느라 제때 출발을 하지 못합니다. 남자주인공 '세바스찬 와일더'(라이언 고슬링)가 미아에게 경적을 울립니다. 세바스찬은 미아를 노려보고 미아는 그에게 가운데 손가락을 들어 보입니다. 둘의 첫 만남은 썩 아름답지 않습니다.
미아는 바리스타로 일하며 틈틈이 오디션을 보면서 배우의 꿈을 키우고 있습니다. 오디션이 있는 날, 미아는 옷에 커피가 쏟아져 패딩 점퍼를 입고 오디션장에 들어서게 되고 결국 망칩니다. 모든 것이 마음대로 되지 않는 날입니다. 그녀는 기분 전환을 하자는 친구들의 손에 이끌려 파티에 갑니다. 파티는 지루하고 주차해 둔 차는 견인이 되어 최악의 날을 맞게 됩니다. 걸어서 집에 돌아가는 길에 재즈바에서 흘러나오는 피아노 소리를 듣고 이끌리듯 가게 안으로 들어갑니다. 그곳에서 세바스찬을 다시 보게 됩니다. 미아는 그의 연주를 칭찬하지만 세바스찬은 그녀를 무시하고 나가버립니다.
그 후 시간이 흘러 파티에서 다시 마주친 미아와 세바스찬, 서로에 대한 인상이 좋지 않지만 의식하게 됩니다. 그 후 우연히 미아가 일하는 카페에 세바스찬이 오게 되면서 만남이 시작됩니다. 세바스찬은 정통 재즈피아니스트를 꿈꾸는 남자였습니다. 낭만적인 꿈을 가진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둘은 점점 끌리고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미아와 사랑을 하게 되면서 세바스찬은 둘의 미래를 위해 자신이 추구하던 음악을 포기하고 세상이 원하는 음악을 하게 됩니다. 미아는 그런 세바스찬이 낯설게 느껴집니다. 이런 미아의 모습이 섭섭한 세바스찬과 점점 세바스찬을 이해할 수 없는 미아. 그렇게 둘은 멀어지게 되고 결국 헤어집니다.
시간이 흘러 미아는 꿈을 이루어 스타가 되었고 가정을 꾸렸습니다. 세바스찬은 자신이 꿈꾸던 재즈바를 오픈합니다. 미아는 남편과 저녁 데이트 중 재즈바에 들어섭니다. 그곳에서 피아노 연주를 하고 있는 세바스찬을 보게 됩니다. 둘의 눈이 마주치고, 그들이 사랑했던 순간들이 피아노 곡과 함께 플래시백 됩니다. 연주가 끝나자 짧은 눈 마주침을 끝으로 그들은 각자의 삶으로 돌아갑니다.
2. 라라랜드 영화 속 음악의 역할
영화 라라랜드를 이야기하는데 음악이 빠져서는 안 됩니다. 저스틴 허위츠가 작곡한 이 영화의 사운드 트랙은 재즈를 비롯해 발라드와 댄스곡 등 다양한 장르로 가득 차 있습니다. 오프닝 곡인 "Another Day of Sun"은 활기찬 에너지로 시작하여 관객들을 로스앤젤레스 한복판으로 끌어들입니다. 주인공인 미아와 세바스찬의 삶을 가로지르는 메시지와 멜로디를 담은 다른 곡들도 귀담아 들어야 합니다. "City of Stars"나 "Audition (The Fools Who Dream)" 같은 트랙들은 감정적인 깊이를 느낄 수 있는 곡입니다. 저는 특히 "City of Stars"를 좋아해서 여러 번 들었습니다. 이 글을 쓰면서도 이 곡을 무한 반복 하고 있습니다. 그때마다 두 배우가 함께 피아노 앞에 앉아 연주하며 노래를 부르는 모습이 떠오릅니다. 꿈을 향해 열심히 달려가며 서로를 응원했던 가장 아름다운 순간들. 꿈은 손에 잡히지 않고 아직은 멀리 있다고 생각하지만, 소중하고 행복한 시간 속에서 미아와 세바스찬은 이때 이미 꿈을 이뤘던 것은 아닐까 생각합니다. 음악은 영화 속 이야기를 더욱 풍부하게 만들 뿐만 아니라 엔딩 크레디트가 올 때까지 그리고 영화관을 나선 이후에도 마음에 오래도록 남습니다.
영화 라라랜드에서 음악은 소리의 영역에만 국한되지 않고 시각적인 풍경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세심한 연출은 미아와 세바스찬의 순간순간을 정밀하고 우아한 안무와 함께 조합합니다. 영화가 진정 이야기 하고자 하는 것을 음악과 안무가 간결하면서도 감동적으로 보여줍니다. 활기찬 탭 댄스부터 별이 쏟아지는 풍경 속 사랑스러운 왈츠까지, 라라랜드의 프레임은 노래와 춤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특히 두 주인공이 사랑에 빠지기 직전에 추는 2 인무는 배경과 잘 어우러져 몇 번이고 다시 봐도 질리지 않습니다. 그리피스 천문대에서 현실인 듯 환상인 듯, 밤과 별을 뒤로하고 춤추는 모습은 두 주인공이 사랑에 빠지는 순간을 춤과 노래로 완벽하게 표현했습니다.
3. 꿈과 사랑 그리고 인생, 주인공이 헤어진 이유와 촬영지
이 영화는 해피엔딩이 아닙니다. 감독의 전작인 '위플래시'에서도 그랬듯, 감독은 꿈과 사랑은 공존할 수 없다는 세계관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추측해 봅니다. 그래서 이 영화를 보고 난 뒤 많은 생각이 교차합니다. 아름다운 멜로디와 영상미에서 깨어나는 순간 알 수 없는 씁쓸합이 밀려옵니다.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힘들어하다가, 하나를 이루고 하나는 잃게 되는 (현실에서는 둘 다 이루지 못하는 경우가 더욱 많지만) 결말에서 오는 안타까움이 씁쓸함의 원인일까요.
특히 저는 영화의 후반부에서 플래시백 되는 영상들이 아름다우면서도 가슴이 아팠습니다. 과거의 중요한 순간에서 다른 선택을 하는 주인공의 모습에서 그들의 진심이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특히 세바스찬과 미아가 재즈바에서 데이트를 하는 중에, '키이스(존 레전드)'가 다가오자 말도 섞지 않고 보내버리는 장면이 굉장히 기억에 남습니다. 세바스찬이 키이스와 함께 밴드를 하면서부터 미아와 세바스찬의 사이가 멀어지기 시작했고, 이것이 계기가 되어 둘은 이별을 하게 되었습니다. 플래시백 장면을 통해 세바스찬이 이 선택을 평생 후회로 가지고 있었다는 것이 엿보였습니다. 정통 재즈를 꿈꾸며 새로운 변화에 대해 타협이 힘들었던 이 남자는 굉장한 로맨티시스트였고 몽상가입니다.
미아와 세바스찬은 꿈을 향해 가는 도중 이상향이 맞지 않다고 느껴고 자꾸 어긋나서 헤어졌지만, 정작 진정한 꿈은 서로가 아니었을까 합니다. 우리들도 살아가면서 그때 그러지 않았더라면, 이랬더라면 하는 후회를 하면서 머리를 감싸 쥐곤 합니다. 인생에서 이런 가정법은 아무런 소용이 없지만 이 영화에선 가정법을 통해 진심을 보여줍니다. 혹은 가지 않은 길에 대한 아쉬움 일수도 있겠습니다. 만약 우리의 인생도 플래시백 해볼 수 있다면, 여러분은 어떤 장면에서 나의 행동을 바꾸고 싶으신가요?
라라랜드에서 음악만큼 사람들의 관심을 받아온 것이 촬영장소입니다. 할리우드를 배경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여러 장면에서 로스앤젤레스의 정취를 느낄 수 있습니다. 한 때 미국병에 걸렸던 저는 이 영화를 다시 보면서 미국앓이를 했습니다. 처음 영화를 보았을 때가 LA를 다녀온 지 얼마 안 되었을 때여서, 그때의 추억이 더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해외여행을 가면 느껴지는 그 나라만의 정취가 있는데, 미국 특유의 그 느낌들이 잘 느껴져서 좋습니다. LA 정취를 느끼고 싶은 분들께 추천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