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브로크백 마운틴 영화정보 및 줄거리 - 20년에 걸친 사랑 이야기
ㅇ 개봉 :2006.03.01 / 재개봉 2018.12.05
ㅇ 장르 : 드라마
ㅇ 감독 : 이안(Ang Lee)
ㅇ 출연 : 히스 레저, 제이크 질렌할, 앤 해서웨이, 미셸 윌리엄스
ㅇ 러닝타임 :134분
ㅇ 줄거리
이 영화는 2006년에 개봉한 영화로 이안 감독이 연출하였습니다. 에드나 애니 프루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입니다. 1960년대 미국 남부 지역을 배경으로 약 20년간에 걸친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에니스 델마(히스 레저)와 잭 트위스트(제이크 질렌할)는 외딴 산속에서 양치기로 일하게 되면서 만납니다. 처음엔 서로 경쟁하듯 거리를 두고 지내지만, 시간이 지나며 둘 사이에는 우정 이상의 감정이 생겨납니다. 어느 날 밤, 둘은 사고처럼 사랑을 나누게 되고 처음엔 자신들의 감정을 받아들이지 못하지만 결국 사랑을 인정하게 됩니다. 그러나 남자와 남자의 사랑은 그 당시 사회에서 절대 용납되지 않았습니다. 둘 사이의 관계를 알아챈 목장 주인은 그들을 해고합니다. 그리고 둘은 헤어지게 됩니다. 둘의 삶은 다른 방향을 향합니다.
에니스는 약혼녀 알마(미셸 윌리엄스)와 가정을 꾸리고 두 딸을 얻어 가장이 됩니다. 잭은 에니스는 잊지 못하고 다음 해 여름에 다시 브로크백 마운틴으로 일을 구하러 오지만 에니스는 그곳을 찾지 않았습니다. 실망한 잭은 텍사스로 향했고 로데오를 즐기던 중 로랜(앤 해서웨이)을 만나 그녀와 결혼을 합니다. 각자 자신의 자리를 찾아 살아가는 듯 보이지만, 둘의 삶은 행복하지 않습니다. 에니스는 가족을 부양하는데 지쳐있고, 잭은 장인에게 인정받지 못합니다. 잭은 에니스에게 만나자는 편지를 보내고, 에니스가 화답합니다. 몇 년 만에 만난 그들은 격정적으로 키스를 합니다. 그 모습을 에니스의 아내가 목격하고, 둘의 관계를 눈치채게 됩니다. 그 이후 몇 년 동안 둘은 관계를 숨긴 채 브로크백 마운틴에서 1년에 한두 번 만나며 만남을 이어갑니다. 잭은 에니스에게 새롭게 시작해서 함께 지내자고 말하지만, 에니스는 각자의 가정을 지키자며 거절합니다. 하지만 껍데기 같은 각자의 결혼생활은 점점 불행으로 치닫습니다. 에니스는 결국 이혼하게 되며, 이 소식을 들은 잭이 에니스를 찾아오지만 에니스는 두 딸을 위한 양육비 때문에 더욱 바빠져 잭을 거절합니다. 실망한 잭과 현실적인 어려움에 빠진 에니스는 모두 괴로운 날들을 이어가게 됩니다. 어느 날 에니스는 잭의 사망소식을 전해 듣습니다. 브로크백 마운틴에 유해를 뿌려달라는 유언을 전해 들은 에니스는 잭의 부모님을 찾아가고 잭이 쓰던 방을 볼 수 있게 됩니다. 잭의 방에서 자신들의 추억에 담긴 셔츠 두 장이 포개져 있는 것을 보고 자신을 향한 잭의 사랑을 절절히 느끼며 에니스는 남은 날들을 잭을 그리며 살아가게 됩니다.
2. 사람의 감정에 옳고 그름이 있을까 - 동성애 관점에서
이 영화를 관통하는 감정은 사랑과 그리움입니다. 특별한 점이라면 사랑을 하는 두 주인공이 남자라는 점입니다. 관객들은 두 주인공을 바라보며 아마 끊임없이 자신에게 질문을 던질 것입니다. 각자의 가치관에 따라 다른 생각들을 떠올리겠지만, 저는 '그들의 사랑을 인정해야 할까, 그들의 감정은 도대체 무엇일까, 정말 동성을 사랑할 수 있는 것일까'라는 원초적인 의문이 많이 떠올랐습니다. 타인의 감정과 사랑을 개인이 판단해서는 안 되는 일이지만 사회적 통념과 일반적인 가치관이 마음을 괴롭게 합니다. 이안 감독도 이 영화를 통해 이런 점을 말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요? 사랑으로 인해 고뇌하고 그리워하고 행복해하는 두 주인공의 모습은 생물학적 성별에 눈을 감고 보면 이상할 것이 없습니다.
개인의 자유보다 사회적 압박이 더 컸던 시절을 배경으로 사랑을 숨기고 끝내는 비극적인 이별을 하게 되는 결말을 통해 많은 메시지를 던지는 영화입니다. 물론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도 동성 간의 사랑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지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개인의 정체성에 대한 인정과 다양성, 그리고 타인의 자유를 침범하지 않는 선에서 개인의 자유가 존중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동성애에 대한 시선이 조금은 더 부드러워져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동성애에 반대하는 분들을 설득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영화 리뷰를 쓰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한 번쯤은 생각해 보았으면 하는 부분이라 나누고 싶습니다. 동성애와 이성애 그리고 양성애에 대한 시선이 각 시대의 지배계층이 바라는 대로 만들어진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습니다. 고대 그리스 도시국가 간 전쟁이 빈번했던 시절, 남자들 간의 사랑이 고귀하게 여겨졌던 이유는 내 곁에 있는 전우를 사랑해야 전투력이 높아지기에 그랬던 것은 아닐까. 농경사회부터 산업화에 이르기까지는 다수의 생산자 계층이 필요했기에 출산이 가능한 이성애를 독려했던 것은 아닐까. 어쩌면 우리도 학습된 가치관에 의해 이성을 사랑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닐까. (물론 아직까지 잘생긴 남자에게 설레어 본 적은 있어도 예쁜 여자에게 마음을 빼앗긴 적은 아직 없습니다.)
정답이 없는 주제이지만 한 번쯤은 고민해 보았으면 합니다. 옳고 그름을 판단하기 어렵다고 혹은 나와는 무관하다고 그저 대세에 따르는 것은 안타까운 일입니다.
3. 감독과 배우에 대한 고찰
이 영화를 만든 이안 감독은 작품의 스펙트럼이 굉장히 넓습니다. 이안 감독이 연출한 유명한 영화들이 굉장히 많은데 이 작품들 간의 연관성을 찾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영화마다 그 영화만의 색채를 잘 표현해 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인기를 끌었던 <라이프 오브 파이>와 <색, 계>라는 영화를 보셨는지요? <브로크백 마운틴>을 포함해 모두 이안 감독이 연출한 작품입니다.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어색함 없이 완성도 있게 연출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감독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안 감독이 작품활동을 계속할지는 모르지만, 다음 영화가 나온다면 꼭 볼 것입니다.
영화의 주연인 히스 레저는 제가 굉장히 좋아했던 배우입니다. 제가 이 영화를 세 번째 다시 봤던 다음 날, 그의 사망 소식을 접해 더욱 안타까웠던 기억이 납니다. 영화 촬영 당시 26세였던 히스레저는 이 영화에서 굉장히 뛰어난 연기력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연기를 인정받아 사 후 영화제에서 수상을 하기도 합니다. 어린 나이였지만, 복잡한 내면 연기를 잘 표현해 냈습니다. '조커'로 히스레저를 기억하는 분들이 많을 텐데, 이 영화에서의 모습도 주목할 만합니다. 그 밖에 영화 촬영 당시 신인이자 조연급이었던 앤 해서웨이와 미셸 윌리엄스는 주연급배우로 성장했습니다. 제이크 질렌할 역시 활발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훌륭한 감독과 뛰어난 배우들이 만들어낸 명작이니 안 보셨다면 혹은 보신 지 오래되었다면 감상해 보시길 추천합니다.